무엇이 바뀌었나
2018년 11월, 한국 펀드 KCGI는 한진칼 주식을 처음 매입했다. 국내 사모펀드가 재벌 일가의 경영권에 공개적으로 도전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.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였고, 분쟁 상대는 조 일가였다. KCGI는 조원태 회장의 누나 조현아와 반도그룹과 연합했고,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무렵 이 연합은 단일 최대 주주 블록이었다.
대결은 2020년 3월 27일에 벌어졌다. 주주들은 조원태를 이사로 유지하는 쪽에 약 57%의 표를 던졌다. 연합의 후보 김신배는 약 48%를 얻어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. 일가의 백기사로 10%에서 14.9%로 지분을 늘린 델타항공과 조원태 본인의 6.5%가 승부를 갈랐다. 연합이 내세운 이사 후보 7명은 모두 부결됐고, 한진칼 주가는 이 소동 속에서도 29.9% 상승 마감했다.
패배한 연합은 물러서지 않았다. 일가의 지원을 받는 지주회사가 2020년 7월 363만 개의 분리형 신주인수권이 붙은 3,000억 원어치 채권을 발행하자, KCGI와 반도는 그중 120만 개를 42.8%의 프리미엄을 붙여 공개 매수했고, 양측 합산 지분은 조 측 43.83%에 맞서 45.23%로 올라갔다. 일가는 자본으로 응수했다. 국책은행 KDB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지원하면서 한진칼 지분 약 10.66%를 확보했고, 서울 법원은 KCGI가 이 지분 배정에 대해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.
종국은 2021~2022년에 찾아왔다. KDB의 지원을 받은 주식 매각으로 균형이 기울자 3자 연합은 2021년 4월 해체됐고, 2022년 3월 KCGI는 보유한 17.41% 지분 전부를 호반건설에 약 6,904억 원(약 5억 6,270만 달러)으로 추정되는 금액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. 이로써 KCGI는 이사회 싸움에서는 졌지만 수익성 있는 왕복 거래로 빠져나왔다.
무엇을 이루었나
조 일가는 주주총회 표결의 약 57%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지켰고, KCGI는 신주인수권 공개매수로 연합 지분을 45.23%까지 늘린 뒤 17.41% 지분을 약 6,904억 원에 매각했다
왜 통했나
주주총회에서는 일가의 셈이 더 정확했다. 델타의 상향된 지분에 회장 본인의 주식이 더해지면서 표 대결은 약 57 대 48로 일가에 유리하게 갈렸다.
자본이 지배구조를 이겼다. KDB가 아시아나 인수 자금을 대면서 지분을 확보하자, 연합의 지분 영향력은 어떤 법원 가처분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국가 지원 플레이어에 의해 희석됐다.
신주인수권 공개매수는 KCGI가 가장 잘 실행한 수였다. 시장가를 활용한 공격으로 연합 지분을 45%까지 끌어올렸지만, 이는 경영권이 이미 결정된 주주총회 이후에 이뤄졌다.
왕복 거래가 재무적으로 성립한 것은 대한항공의 위기 시기 할인과 아시아나 인수에 따른 상승 여력이, 호반건설 같은 건설사가 경쟁이 붙은 17.4% 지분에 지불할 금액을 부풀렸기 때문일 뿐이다.
소수 연합도 가족 중심 대기업의 경영권에 도전할 수 있지만, 국가 연계 은행이 반대편에 나서면 패한다. 따라서 싸움은 자본이 투입된 뒤가 아니라 그 전에 승부를 내야 한다
그 후
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조 일가 아래에 남았고, 이제는 KDB의 지분과 뒤이은 아시아나 통합이 그 기반을 받치고 있다. KCGI의 캠페인은 2022년 3월 호반건설에 지분을 매각하며 끝났지만, 이 사건은 한국 기업 지배구조를 영구히 바꿔놓았다. 한국 최초의 재벌 대리전 이후, 한국 이사회들은 더 나은 수익과 더 명확한 자본 구조로 소수 주주의 도전을 미리 막기 시작했다.
근거 확인하기
출처
- Shareholders of Korean Air parent keep chairman on board after proxy battle Reuters (via Financial Post) · financialpost.com ·
- Local activist fund acquires additional 1.48% in Hanjin KAL through successful public tender KED Global (Korea Economic Daily) · kedglobal.com ·
- Hanjin KAL management feud comes to rest as KCGI-led alliance disbands The Korea Herald · koreaherald.com ·
- Korean activist fund KCGI to sell Hanjin KAL stake to local builder KED Global (Korea Economic Daily) · kedglobal.com ·